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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업 역사
제조업 중심으로 지난 반세기 간 경제 성장을 추진해온 한국에 있어 전자 공업과 반도체 산업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기둥 중 하나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2019년 기준 수출액 규모로는 939억 달러 점유율로는 17.3퍼센트를 기록하며 전체 품목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의 수출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보다 20년 전인 1989년 기준으로도 반도체의 한국의 주요 수출품 지우으로는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오랜 시간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으로 최상위에 자리 잡고 있는 사업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반도체 산업이 들어온 것은 19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는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대만에 비해서도 10~20년 정도 늦은 시점이었다. 1965년 12월 미국의 전자 회사는 한국에 고미전자산업주식회사를 합작회사 형태로 설립한 후 주로 라디오에 쓰이는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조립 생산을 시작했다. 1966년 4월 미국의 반도체 회사 페어차일드는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통해 페어차일드세미코를 설립하여 실리콘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를 조립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건설하였다. 이후 시그네틱스나 모토로라, IBM 같은 미국의 반도체 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져 한국에서의 반도체 제품 조립 생산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산업 기반이 열약했던 당시의 한국을 주요 조립 생산기지로 택하기 시작했던 이유는 한국의 저렴한 인건비로 인한 높은 노동집약 생산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 수준 그리고 당시 외국 자본에게 유리한 조세 환경이었다. 그리고 1964년 상공부는 국가 주도의 중점 육성 수출 산업 중 하나로 전자 산업을 선정했는데 이것이 이후 반도체 산업 성장의 한 배경을 이루었다. 1968년 아남산업은 한국의 전자 회사로는 최초로 반도체 사업, 특히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안마은 미국 앰코일렉트로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합자회사도 설립, 본격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다.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도 60년대에 시작되었다. 1966년 한국 최초의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설립된 후 국가 주도의 반도체 기초연구도 같이 시작되었는데 당시 KIST 전자장치연구실과 고체물리연구실을 중심으로 부품과 제조기술 개발 관련 산업화 연구가 진행되었다. 초대 소장이었던 최형섭 박사는 미국 벨연구소에 재직 중이던 정원 박사를 필두로 재미 한인 연구진을 초빙하여 본격적인 실리콘 반도체 연구를 시작했다. 고체물리연구실은 1970년대 들어 반도체재료연구실로 확대 개편되었고, 실리콘 반도체 단결정 웨이퍼 제조, 화합물 반도체 박막 에피 성장 기술 개발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 차세대 메모리 기술 확보 전략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유지해온 분야다. 그러나 이 분야 역시 거센 경쟁에 노출되어 있으며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호시탐탐 시장점유율을 확장하려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대응하여 삼성전저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소자 및 공정 기술 개발에 선행투자를 집중하면서 경쟁력 우위 전략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의 컴퓨팅 환경은 기술 기반 엣지 컴퓨팅, 빅데이터 으로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러한 환경은 공통적으로 더 빠른 데이터 처리와 더 크고 효율적인 메모리 관리 기술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컴퓨터 아키택처에서는 CPU, GPU, 가속기 등의 I/O 소자가 대부분 PCI 프로토콜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데 대부분 상대적으로 낮은 대역폭과 그로 인한 높은 지연 그리고 I/O와 CPU 사이의 메모리 공유 과정에서의 일관성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고대역폭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이러한 아키텍처의 한계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21년 3월 차세대 DRAM 기술의 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우선 패터닝 기술이 봉착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EUV 공정의 개선뿐만 아니라 선폭의 물리적 축소를 위해 새로운 반도체 절연 물질과 그것을 증착할 수 있는 원자층 증착 기술 개발 더높은 종횡비를 달성할 수 있는 식각 공정 개발 등이 그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10나노미터 선폭 이하 공정을 기반으로 한 600단 이상의 NAND 플래시 제조 공정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했다.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지배력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선행기술 개발에 대한 집약적인 투자를 요구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글로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컨소시엄 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 개선에서의 고유 장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선행기술이 시차를 두고 산업화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마구잡이식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 박신의 연구개발 투자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긴호흡으로 다양한 후보 소재군이나 공정 기술을 탐색하는 선행기술 연구를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다양한 방향으로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고속-고신뢰도 컴퓨팅 및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수요 급증, 6세대 이후 이동통신의 고대역폭 통신 정보 처리, 고성능 고효율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한국의 반도체 업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표준 컨소시엄의 주도권 확보, 그리고 그를 위한 수세대 앞선 기초 재료/소자/공정 연구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더 높여갈 필요가 있다. 특히 3D 고해상도 게임 렌더링, AI용 텐서 데이터의 선형대수 계산 등 고용량 병령 데이터 처리 기술은 현재 차세대 AI전용 반도체칩의 기술표준의 주된 고려 사항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행기술은 최대한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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